봉우선생은 누구보다 자주 산신(山神)의 존재에 대해 언급을 많이 하였다. 지금이야 산신하면 무속인들이나 숭앙하는 대상으로 알지만, 산신은 엄연히 이 법계(法界)에 인간과 함께 공존하는 영혼의 존재이다. 바로 얼마전 조선시대까지만 해도 무속인이 아니라 국가적 숭배의 대상이었다.

아니 고조선, 부여(扶餘), 고구려, 백제, 신라, 고려등 이전의 모든 민족국가들이 한때라도 산악, 산신, 용왕신(龍王神)에 대한 국가적 제사를 걸러본 적이 없었다. 이것은 이전 사람들이 봉건적이고 미신적이어서 과학을 몰라서 그런 것이 아니라, 지금 현대인들보다 훨씬 더 자연친화적이고 우주운행의 법칙을 더 잘 아는 현명함이 있었기 때문이라 보아야 한다.

현대인들 이야말로 물질문명의 혜택을 누리며 기고만장하며 살고 있지만, 그 삶의 질이란 것이 과거 어느 봉건시대에도 보지 못했던 극악한 살인적 야만성과, 주위 자연환경에 대한 무지막지한 수탈로 인하여 정작 최악질로 치닫고 있는 형편이다.

이렇듯 정신적으로 궁핍한 시대에도 산은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메마른 삶에 지친 인생들을 마치 어머니처럼 포근하고 인자하게 하늘의 법도로서 안아주시고 달래주시고 심신을 밝게, 튼튼하게 길러 주신다. 산은 영원히 인간 영혼의 안식처이므로, 하늘로 통하는 출입문이므로 그렇다. 역대 우리 나라의 모든 전설적 위인, 영웅들이 거의 대부분 산에서 공부했다.

대황조 한배검, 역대 단군들, 동명성왕, 연개소문, 을지문덕, 김유신, 강감찬, 영랑(永郞)을 위시한 동해사선(四仙)등 숱한 화랑도(花郞徒), 송구봉(宋龜峯), 정북창(鄭北窓), 이퇴계, 이율곡, 송우암(宋尤庵), 허미수(許眉 ), 조중봉(趙重峯), 서산대사, 사명당, 서고청(徐孤靑), 조남명(曺南冥), 이토정(李土亭), 진묵대사(震默大師) 등등 이루 헤아릴수 없이 많다. 이로보면 산은 사람의 심신을 단련하는 용광로로서 자리했고 특히 영혼의 광명을 드러내고, 키워내는 하늘과 사람이 만나는 교통점(交通點)이었음을 알 수 있다.

어느 학인(學人)이 봉우선생께 물었다. "산신은 어찌해서 생기나요?" 봉우선생 답하기를 "하늘에서 산신자리를 맡기면 임명되는 것이다." 하였다.

지구에서 도(道)와 덕(德)을 많이 쌓은 사람들이 가는 곳이 선계(仙界)인데, 이 정신계(精神界)의 수뇌부(首腦部)가 바로 북극성(北極星)으로서 원단군(元檀君) 인황씨(人皇氏:대황조 한배검)가 주재하고 있다. 이 선계의 도서관 같은 곳이 금부(金府)인데 여기에 선인(仙人)들의 리스트인 『금부비록(金府秘錄)』이 있다. 『금방(金榜)』이라고도 한다. 이것을 보면 각 국가별로 도인들의 명단이 죽 적혀 있는데, 도인들의 계제가 높고 낮은 것과 천상선계(天上仙界)에서의 직책의 고하(高下)와는 일치하지 않는다고 한다.

지상에서 도를 닦지 못했으나, 덕을 많이 쌓은 사람은 선인(仙人)의 계제를 준다. 의외로 천상선관(天上仙官)중에는 지상에서의 충효경렬지사(忠孝敬烈之士) 즉 나라와 민족을 위해 헌신하거나, 부모형제와 타인을 위해 희생적으로 봉사한 사람들이 많다고 한다. 즉 선덕(善德)으로서 도인의 계제를 인정해 주는 것으로 천상에서는 도와 덕이 하나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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