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쨌든 산신(山神)도 정신계인 천상에서 임명하는 선관(仙官)중의 하나로서 임명직인 셈이다. 지상의 산악을 주관하는 정신계의 관리가 산신인데, 하나의 산에 하나의 산신과 여럿의 부산신(副山神) 및 그 산의 각 지역을 맡은 지역산신들이 존재한다.

산신은 선계에 속한 존재인 바, 천계(天界)와 인간계의 중간적 위치에서 인사(人事)에 관여하는데 본질적으로 도인(道人)이므로 신선, 도인을 희구하는 학인들에게는 상당히 협조적이다. 도덕(道德)을 참답게 수행하는 사람들은 자신이 산신을 맡고 있는 산중에서 깨달음을 얻을 수 있도록 뒤를 봐준다.

봉우선생에 의하면 두 사람의 학인을 성공시키면 산신계제도 한 단계 올라간다고 하며 그래서 어떻게든 수도자가 성도(成道)할 수 있도록 도와주려 하는 것이 산신의 주요 임무라 한다. 보통 각 지역의 주산(主山)에는 산신이 존재하는데 산주(山主)가 되려면 적어도 정신계(仙界) 유단자로서 2계 이상 가야 그 자격이 주어진다. 여기서 2계라 함은 초계(初階:初覺으로서 자신의 三生을 觀하는 단계)를 지나 한 단계 더 나아간 것이다. 선인(仙人)의 계제에 대해서는 『민족비전 정신수련법』의 구계법론(九階法論)에 상세히 실려있다.

산신가운데 제일 원만하고 인자한 분은 역시 백두산 산신으로서 정신수련 학인들을 가장 성심껏 후원해 주시는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백두산은 민족의 성산(聖山)으로서 정신수련파의 조종(祖宗)이 되며, 가장 깊은 연원의 정신수련 역사를 지니고 있다. 역사이래 수많은 성현(聖賢), 달사(達士), 영웅들의 배출지이기도 하다.

계룡산(鷄龍山) 산신은 매우 엄격하다. 정신계 7계 이상으로, 인간으로서 도달 할 수 있는 최고 단계인 성인(聖人)의 경지이다. 지상(地上)에 있을 때 전생에 천자(天子)소리 들었던 분이라고 한다. 그래서 지금 산신으로 있으면서도 성인 대접을 해야 좋아한다고 한다. 계룡산 학인들은 지금도 산주(山主)에게는 사배(四拜)로서 예(禮)를 표한다. 가끔 도인들(정신계 4~5계의)이 계룡산에 와서 산신이 영접(迎接:나와서 告함)을 안 한다고 고개를 갸우뚱하며 툴툴대는데, 이는 자신의 계제만 알지 계룡산 산주의 계제가 이렇듯 높은 줄은 알지 못해서 그러는 것이다.

정신계 4~5단이면 중단(中段)급의 선인(仙人)으로서 인간으로서는 가장 중진(重鎭)이 되는 위치에 있으므로, 어느 산엘 가도 대개는 지신(地神)이나 산신이 나와서 영접을 하며 인사를 하는 것이 통례이다. 그런데 계룡산은 산은 작아도 정신계의 센터이며 사령부인 천상(天上) 자미원(紫微垣)의 동자미(東紫微) 구성(九星)의 천상(天象)이 조응(照應)하는 원혈(元穴)이 있는 명산으로서 역대로 수많은 성현(聖賢)들의 수도처였던 곳이다.

특히 조선조 오백년간 최고의 정신수련 고단자로서 성인(聖人)의 경지에 이른 송구봉(宋龜峯)선생이 성도(成道)하신 곳이기도 하다. 이렇듯 수많은 거물급 선인(仙人)들을 배출해온 명산이기에 산주(山主)도 거물급인 듯 하다. 어쨌든 백두산을 빼놓고, 남한의 산중에서 가장 계제가 높은 산신이 주재하시고 있는 산이 계룡산이다. 계룡산의 지역산신(산안에 여러 지역이 있다)이 보통 다른 산의 주산신(主山神)과 계제가 같을 정도이다.

계룡산 산주는 매우 엄격해서 학인들에 대한 신상필벌(信賞必罰)이 엄정(嚴正)하다. 산에 와서  공부에 태만하거나 성정(性情)이 사특한 자는 대번에 퇴출(退出)시켜 버린다. 잔술(小術)도 잘 안 봐준다. 그래서 공부성공하기가 매우 힘들다고 정평이 나 있다. 계룡산 초계가 다른 산의 재계(再階:2계) 만큼이나 어렵다고들 한다. 계룡산주 입장에서는 계제를 쉽게 주면 학인들이 너무 많이 몰려와 산중이 시장바닥처럼 될 것을 우려해, 그것이 싫어서 먼산 바라보듯 학인들을 대한다는 것이다. 계룡산 산신은 아기봉과 천황봉, 연천봉을 두루 다니며 산을 주재(主宰)한다고 하며, 오성대(五聖臺;悟性臺)는 오성부원군(鰲城府院君) 백사(白沙) 이항복(李恒福) 선생의 수련처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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